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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재미

영화 기생충 해석과 개인적인 생각, 봉준호 감독의 의도는?

by 치이즈치이즈 2019.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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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봉준호 감독이 말하려고 하는 것은 무엇일까

감독이 표현한 것은 무엇인지 대충 알겠는데 그래서 말하고 싶은게 뭔지는 모르겠었고

직접 묻고싶고 알고싶었다 진심으로.

 

그런데 내가 직접 어떤 일을 경험한 후

봉준호 감독의 의도를 어느정도 알 수 있었다.

(글 아래의 파란색 선 밑에 그 의도를 적었습니다 바쁘신 분들은 그부분만 읽어주세요)

 

 

 

 

취객들이 소변보는 모습이나 사람들의 발이 곧 창 밖의 풍경인 반지하에 사는

기택네 가족은 사회계층 중 가장 가난하고 아래에 위치한 사람들이다

반대로 성벽같은 높은 담벼락이 쭉 늘어서있는 으리으리하고 호화로운 정원 딸린 집에 사는 

박사장네 가족은 사회계층 중 부유하며 윗 쪽에 위치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영화에서 기택네 가족은 집으로 가기위해 수많은 계단을 내려가고 또 내려가야만 한다

박사장네 가족은 집에 가기 위해 고급 차를 타고 높은 곳으로 올라간다

 

 

특히, 박사장네 가족이 모두 캠핑을 갔다 돌아온 후의 기택, 기우, 기정의 모습 그리고 연출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그들의 모습은 마치 바퀴벌레 같았다. 너무 바퀴벌레와 똑같아서 보는내내 기분이 안좋을 정도로.

연출력은 뛰어났지만 그 뛰어난 연출력으로 인해 이상한 기분을 느꼈다

 갑자기 들어오는 박사장네 가족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재빠르게 사사사삭 여기저기 숨는다. 침대밑, 탁자밑 등등. 

사람이 없는 집, 바퀴벌레들이 신나게 음식물 사이를 기웃기웃 거리다가

퇴근 후 집에 들어와 문을 열자마자 사사사삭 숨는 바퀴벌레들.

기분나쁘고 소름끼치는 그런 존재.

기택네 가족도 박사장네가 집을 비우자마자

술과 음식을 잔뜩 꺼내놓고 신나게 즐긴다 바퀴벌레처럼

 

 

왜 봉준호는 가난하고 아래에 위치한 사람들을 벌레처럼 표현했을까?

의도가 무엇일까? 그는 가난한 자를 경멸하나?

보는 내내 계속 궁금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아래의 파란색 선 밑에 그 이유를 적었습니다 바쁘신 분들은 그부분 읽어주세요)

 

 

그리고 박사장의 집을 몰래 빠져나와 비가 억수로 많이 쏟아지는 밤거리를 재빠르게 뛰는 모습도 마치

바퀴벌레 같았다. 허리를 숙이고 몸을 최대한 움츠리며 자신들의 원래 집을 향해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

계속 계속 아래로, 지하로 향하는 계단들.

 

 

그리고 박사장은 냄새와 선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직접적으로 부자와 가난한 자를 나눠어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냄새라는 단어를 통해 선을 긋는다

더 놀라운건, 이 영화를 보는 내내, 혹은 본 후에 사람들은 생각 할 것이다

나는 어디에 위치할까? 나는 박사장네와 가까울까? 아니면 기택네와 가까울까? 아니면 나는 중간일까?

'우리는 반지하나 기택네 집 같은 곳에는 살지 않으니까 그 쪽은 아니야'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지만,

박사장은 영화 중간에 이런 말을 한다

기택에서 냄새가 난다며 설명하기 어렵지만 지하철 탈 때 나는 냄새같다는 말을 한다

박사장과 같은 계층의 사람들은 지하철을 타는 사람들인 보통(?)의, 대부분(?)의 사람들까지도

기택네 사람들과 별다를 것 없다고 생각하며 가난한 자로 포함시킨다는 의미가 아닐까?

중간에 위치한 대부분의 사람들 또한 층을 나누며 나는 저 아랫 사람들과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을까?

하지만 피라미드 위에 위치한 사람들은 중간이나 아래나 그게 그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영화 관람 후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찾아 보니

영화에서 현실에서 점점 중산층이 사라진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 것도 그런 의미가 아닐까 싶다

대만카스테라 사업으로 잘나가던 중산층이었던 문광의 남편 역시도 사업이 망해서 벙커같은 지하에 몰래 살고 있다

 

 

피라미드의 가장 아래 계층인 문광과 문광의 남편 vs 기택네 가족이

피라미드의 가장 윗 계층인 박사장네 집 아래 벙커같은 지하에서 미친듯이 싸움을 하고 있지만

박사장네 가족은 그 존재조차도 알지 못한다는 연출 또한 현실같아서 씁쓸했다

 

 

이런 시궁창같은 현실을 보여주고 있어서 마냥 재밌게 볼 수 없었던 영화

너무 적나라해서 공포로 다가왔던 영화다

 

그런데 왜 봉준호는, 가난한 소외계층의 가족을 바퀴벌레, 기생충 같은 안좋은 이미지로 연출을 했을까?

또한, 박사장의 말, 냄새와 선 등 이런 단어들이 안좋은 표현과 말이긴 하지만 반박할 수 없는 팩트이다

봉준호 감독은 정말 가난한 사람들 너네는 벌레 같은 존재야 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가난한 사람들 너네에게는 어쩔 수 없이 그런 냄새가 나 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부자인 사람들에게 가난한 사람들이 이런 시궁창 같은 현실에 살고있다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오히려 영화를 본 후 사람들은 가난한 사람을 더 경멸하게 되고 부자인 사람을 동경하게 될 것 같다

 

주변에 반지하에 사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냄새가 나는지 확인하게 될 것이며

넓은 정원이 딸린 궁궐같은 집에 사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그들을 우러러 보겠지?

가난한 사람이 더 창피함을 느끼고 더 숨어버리고 싶게 만드는 영화같다

바퀴벌레들이 숨는 것 처럼 그들보러 더 깊이 숨어있으라고 하는건가?

 

부자들은 이 영화를 보면서 우월감을 느끼겠지?

전에 갑질 하던 집주인이 생각나니 더 화가 났다

 

암튼,

연출력과 표현력은 굉장히 뛰어난 영화.

그리고 보면서 생각이 많아지는 영화.

몰입하게 만드는 힘이 대단한 영화였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을 안좋게 표현하며 경멸하는 느낌을 받은 영화

가난이라는 것이 잘못된 것 처럼 표현한 영화

왜 영화에서 가난을 경멸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보통 영화 속 인물이 가난을 경멸하거나 사람을 무시하는 대사를 하는 경우는 많이 봤는데

영화 자체가 가난을 경멸하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그래서 사람들이 호불호가 강한 영화라고 했나 보다

 

단 한번도 엄청 가난했던 적도, 엄청 부자였던 적도 없는 나도 생각이 많아지는 영화다

영화를 보고 돌아오는 길에 파지 모아 리어카를 끌고가는 할아버지가 보였고

티비를 틀자마자 아프리카에 힘들게 사는 난민이 나왔다

감독은 왜 바퀴벌레처럼 표현한걸까?

봉준호는 박사장네랑 가깝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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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느낌 점!!!!!!!!!!!!!!!!!!!

 

윗 글 까지가 내가 영화를 처음 보고 느꼈던 생각이었다.

처음에는 돈 많은 기득권층을 대변하고 가난한 자를 창피하게 만드는 영화라는 생각에 보는 내내 불편함을 느꼈다.

그런데 이 것이 보통 부자는 악하고 가난한자는 선하다 라는 우리들의 잘못된 인식과 편견때문인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어떠한 일이 있었는데 이 일을 경험한 후 기생충의 의도를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나는 몇 달 전 지금 사는 집으로 이사를 왔다.

방2개짜리 빌라이며, 혼자 살기 딱 좋은 크기의 집이고 전세로 살고 있다

아랫집은 젊은 부부와 아이 2명, 총 4명이 같은 크기의 집을 월세로 살고 있다 

이사한 다음 날 아랫집 언니는 이 빌라에는 모두 다 노인들이고

젊은 사람은 우리 둘 뿐이라며 나에게 살갑게 인사를 해줬고

인사와 함께 그 언니는 나에게 번호를 물어보았다

그리고 내가 너무 순하고 착하게 생겼다는 말을 여러번 했다

 

 

그 이후로 그 언니와 나는 자주 문자를 나눴고

가끔 돈 쓰기 싫어하는 인색한 집주인의 이야기나 혹은 특별한 것 없는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좀 시간이 지난 후 나는 알게 되었다

나는 차가 있었지만 그 언니네 가족은 차가 없다는 걸.

그 언니는 나에게 차가 있냐고 대놓고 물었고

그 이후로 나에게 몇 번 차를 얻어탄 적도 있었다

또한 우리 집의 커피가 맛있다며 카페 커피 너무 비싸다며

우리 집에 커피를 마시러 몇 번 온 적도 있었다

또한 아이들을 유치원에 보내고 혼자 남아있을 때

날씨가 더우면 가끔 우리집에 에어컨 바람을 쐬러 오기도 했다

자신의 집에는 에어컨이 없다며...

 

이런 것들이 정말 아무렇지도 않았다

다만, 혼자있는 걸 좋아하는 성격이라 매일 나에게 문자를 하거나

커피를 마시러 집에 오겠다는게 조금 불편할 뿐이었지

돈에 관련해서 생각해 본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자신의 집에 인터넷을 설치하지 않았다며

우리 집 와이파이를 자신네 가족들도 사용하자며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했다

그들의 가족은 4명. 나는 1명.

나 1명 사용하려고 내 집에 매 달 2만원씩 내고 설치한 와이파이인데

내가 돈은 다 내고 4명의 가족들은 무료로 내 와이파이를 사용한다는게...

내가 왜 그들의 인터넷비를 감당해줘야하는건가? 불편했다

처음에는 설마라는 생각이었지만 그 언니의 태도를 보니 설마가 아닌 진심이었다

앞으로 계속 쭉 내가 돈을 내가 자신의 가족들은 무료로 사용하자는 말.

뭐 1명이 쓰든 5명이 쓰든 추가 비용이 생기는건 아니지만,

그 상황이 너무 불편했고

그 언니의 당당함과 뻔뻔함이 싫었다

누가 봐도 개념없고 무례한 부탁인건데 내가 미안함을 가져야하는 상황

 

 

그 이후로, 그 언니는 내가 차를 타고 나갈때마다 후다닥 나와서 마트에서 내려달라고 하거나

이런 자잘한 일들이 빈번하게 있었고

그냥 내가 마시라고 줬던 우리 집의 커피나 차 등을 당연한 것 처럼 여겼다

그 언니는 나의 호의의 범위를 자신의 마음대로 점점 넓혀갔으며

내가 조금씩 불편함을 표현할 때 마다 기분나빠했다

 

 

결국 나는 이제 그녀에게 보였던 호의를 예전만큼 하지 않으며

인터넷 사건도 당연히 거절을 했다

기분나쁘지 않게 거절하려고 몇 시간을 고민했다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그들 상처 받지 않게 거절하기 위해 머리를 굴리고 또 굴렸다

그러던 중 내가 왜 이런 걸 고민해야할까 현타가 왔지만 어쩔 수 없었다

거절 문자를 보내야하는데 앞부분에

'죄송하지만' 을 붙여야하나 말아야하나도 고민했다

결국은 붙이지 않았다

 

그 언니는 나에게 기분나쁘다는 식의 문자를 보냈으며

그 이후로 우리는 어떠한 문자도 주고 받지 않았다

사실 나는 좀 홀가분해졌다

 

 

또 다른 이야기로, 나는 30대 초반이며 미혼이다

그 언니는 가끔 선을 넘는 말을 오랫동안 한다

결혼을 안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져서 사회적 문제라며

나한테는 꼭 결혼을 하라고 나를 설득했다

사실 나는 결혼을 안 할 생각도, 또 그렇다고 무조건 할 생각도 없는 사람인데..

우리 부모님도 강요하지 않는 결혼을 이 언니가 강요를 하고 있는 상황

그러면서 자신은 아이를 더 낳고 싶어도 안생긴다며

(내 생각에는더 낳으면 안될 것 같은데 ...)

이 언니는 이런 선을 넘는 말들을 자주해 불편한 상황을 만든다

선 넘는걸 싫어하는 영화 속 박사장에게

기택은 형수님 사랑하시죠? 라는 선 넘는 말을 여러번 날린다

그걸 듣고 불편해하는 박사장이 공감이 된다

 

 

 

부는 굉장히 상대적인 것이다.

보통의 사람들이 나를 봤을 때 나는 당연히 부자가 아니지만, 또한 가난한 자도 아니다.

하지만 누군가보다는 부자일 수도, 누군가보다는 가난한 자 이다

적어도 그 언니에게는 내가 자신보다는 조금 더 여유로워보였을테고

내가 보이는 작은 호의들을 당연시 여기며 결국은 선을 넘고 말았다

 

(참고로 절대 제가 부자라는 말이 아니며 또한 제가 부자인 걸로 착각해서 쓴 글이 아니라는 점 미리 말씀드립니다

영화 기생충 속 이야기가 꼭 엄청난 부자와 엄청 가난한 자들에게만 일어나는게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도, 평범한 우리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을 뿐 입니다)

 

영화 이야기로 돌아와서 이야기를 해보자면,

영화 속에서 조여정과 이선균은 부유하긴 하지만 어떠한 잘못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능력있고 가정적이며 순수하고 착한 사람들로 나온다

대부분의 관객은 이것이 불편했을 것이다.

돈 많은 자들을 좋게 표현하고 돈 없는 자들을 안좋 표현했으니...

나 또한 그랬다. 지금은 아니지만.

 

어쨌든 영화 속 박사장네는 정말 돈 많은 선한 사람들이다

오히려 영화 속에서는 기택네 가족들이 잘못된 행동들을 한다

 

 

가난한 자들의 뻔뻔하고 개념없는 행동과 말들.

자신들이 무엇을 불편하게 만드는지

어떤 행동이 선을 넘는 행동인지 모르는 그들의 무지함.

여유로운 사람들이 조금만 호의를 보이면 그것이 권리인지 아는 가난한 사람들.

 

보통 정말 가난하면서 악한 사람들은 좋은 기회가 생기면

그것을 어떻게든 이용해서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려고 한다

그 이익이라는 것이 돈이 될수도 아니면 편리함이 될 수도 있다.

혹은 또 다른 것이 될 수도 있다.

 

처음에 말한 이야기처럼

부자는 악하고 가난한자는 선하다라는 잘못된 편견과 오해.

현실에는 악한 부자와 선한 가난한자도 있지만

선한 부자와 뻔뻔한 가난한 자도 굉장히 많다

 

봉준호 감독은 이 것을 이야기 하고 싶었던게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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