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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먹거리/밖에서

명동 맛집 명동 교자_ 부모님의 추억과 나의 추억이 가득한 명동 칼국수

by 치이즈치이즈 2020.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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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어렸을 때 부터 먹었던 명동교자 칼국수. 나한테는 추억이 굉장히 많은 식당이다. 서울이 아닌 지방에 살았던 우리가족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쭈욱 서울 올라올 일이 있으면 부모님은 항상 나와 동생을 데리고 명동교자를 가셨다. 명동교자는 엄마 아빠의 추억이 담긴 식당이었다. 충무로에 있던 출판사에서 일했던 엄마와 명동 양복점에서 일했던 아빠는 젊은 시절에 명동교자에서 칼국수를 종종 드셨다고. 그래서 아빠와 엄마는 서울에 올라올 때마다 명동교자에 우리를 데리고 가셨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나에게도 추억의 식당이 되버렸다. 내가 대학생이 되어 혼자 서울에서 자취를 할 때 부모님이 내 자취집에 종종 오셨는데 그때도 항상 명동교자였다. 신기하게도 엄마처럼 나 역시도 대학을 졸업하고 충무로에 위치한 회사에 근무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자취집이 그 근처러 부모님이 올라오시면 역시나 명동교자를 갔다. 그리고 친구와 함께 혹은 혼자서도 자주 갔던 명동교자.



아주 진한 육수에 부드러운 면발. 그 위에 올려져 있는 물만두같은 만두 4개. 정가운데 다진고기 토핑. 이게 명동교자의 시그니처 비쥬얼이다. 약 20년 넘게 다녔는데 항상 똑같은 모습이다. 당연히 맛도 변함없이 똑같다. 생마늘 향과 맛이 강한 김치도 그대로다. 처음에 먹으면 너무 강해 놀랄 수도 있지만 중독성이 최고다. 마늘의 알싸함과 아삭한 김치의 식감이 잘 어울리고 진한 육수 베이스의 칼국수와도 잘 어울린다. 이 식당은 맛, 비쥬얼, 모양 모두 그대로이지만 가격은 자주 오르는듯. 그게 좀 아쉽다. 칼국수 치고 비싼 가격이긴하다.

칼국수 9000원
만두 10000원
비빔국수 9000원
콩국수 9000원 (계절메뉴)






하지만 먹으면 가격이 아깝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그 이유는 맛도 정말 좋지만, 양이 정말 많다. 그리고 면발과 밥이 계속 리필이 된다. 육수까지도 더 준다. 그래서 우리 4가족은 칼국수 3개 만두 1개를 시키고 면과 육수가 모자르면 면을 리필해 먹는다. 인원수대로 주문하긴 했다. 4명이라 칼국수 3개 만두 1개. 사실 양이 너무 많아서 나와 엄마는 항상 배터질거 같다고 하고 동생과 아빠는 리필을 해먹는다. 국물이 진해서 면을 먹으면 밥 말어먹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 때 밥한공기 달라고 하면 공짜로 준다. 두그릇도 가능하다. 또 면이 부족하면 면 리필해달라고 하면 더 주고. 리필해서 육수가 모자른거 같으면 육수를 달라고 해도 된다. 그러면 육수를 가져다 부어주신다. 양이 적은 여자분들이라면 좀 비싼 가격일 수 있겠으나 양이 많은 남자분들이라면 괜찮은 가격이라고 생각이 든다. 나는 양이 많은 여자라 괜찮았다 ㅎㅎ


* 다시 가봤는데 최근에 바뀌었다고 한다. 예전에는 칼국수 주문 갯수 상관없이 사리 추가를 해줬었는데 이제는 인원수대로 칼국수를 주문해야 사리추가가 가능하다고 한다. 점점 변해가는 명동교자. 장사가 안되나. 가격도 비싼데 아쉽다. 근데 어차피 난 혼자가니까 상관이 없긴하다.



이 날도 나 혼자 남대문 갈 일이 있어 남대문에 갔다가 갑자기 명동칼국수가 땡겨서 명동까지 가서 혼자 먹었다. 10년 전 어렸을 때 가족과 갔을땐 정말 줄이 밖에까지 엄청 길게 있었는데 요즘 가면 그렇게 줄이 길지 않다. 명동의 상권이 죽은건가. 아니면 명동교자를 좋아했던 시대들이 많이 사라진건가. 아쉬웠다. 그 때는 정말 정말 줄이 길었는데. 나야 줄없이 먹어서 좋긴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맛을 알기 바라는 마음에 아쉬웠다.


명동교자 영업시간

am 10:30 ~ pm 21:30




혼자가서 먹은거라 명동교자의 만두 사진 없지만 만두도 굉장히 맛있다. 딱 기본 만두스타일인데 육즙이 장난아니다. 포장해가지말고 식당에서 따듯할 때 먹으면 대박 맛있당. 비빔국수와 콩국수는 한 번도 안먹어봤다. 이곳에 가서 칼국수를 포기하고 다른걸 선택할 마음이 생기기 어려워 항상 칼국수를 먹었다. 그만큼 칼국수 너무 맛있다. 원래는 명동교자가 짝퉁이 많아서 여러 지역에 명동교자라는 이름의 비슷한 식당들이 있는데 진짜 원조인 명동교자는 명동밖에 없었다. 그런데 최근에 이태원에 생겼다는 소식이 들어서 오? 뭐지? 싶었다. 외국인도 많이 찾는 명동교자라 이태원에도 열었나 싶었다. 명동에 있는 명동교자에 가면 한국인들도 많지만 일본인, 중국인들도 꽤 많았다. 신기하게 저 맵고 알싸한 김치를 신기하다는 듯이 먹는 외국인들을 보고 나도 신기해했던 기억이 있다. 호불호가 강한 김치이긴하다. 한국 사람들 중에서도 별로 안좋아하는 사람도 간혹 있다고 하는데 내 주변 사람들은 다 좋아했다. 이렇게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다보니 지금 당장 명동교자 가서 한그릇 뚝딱하고 싶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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